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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 그 순간

_글 이은성

저번 쇼박스에 이어 이번 CJ의 오프닝도 모두에게 익숙하다.
아이들이 꺄르륵거리며 쏘아올린 불꽃이 빨강, 노랑, 파랑으로 터지고 CJ엔터테인먼트의 로고가 나타난다. 익숙한 만큼 국내배급사 중 천만 관객을 가장 많이 배출한 배급사이기도 하다.¹


  쇼박스가 제과업을 주로하는 오리온의 계열사였다면, CJ는 알다시피 설탕을 주로 파는 제당기업이었다. 지금의 CJ엔터테인먼트가 오기까지의 역사를 보자면 쇼박스보다 더 복잡하다.

  1997년 IMF이후 삼성에서 삼성 영상 사업단을 해체시키자, 이 인원들이 CJ그룹으로 다시 모여서 창립한게 CJ엔터테인먼트의 시작이다. 이후 영화계를 독점하고 있던 싸이더스를 인수합병하게 되면서 대기업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덩치가 너무 커진 탓인지, 불화가 생기면서 임원들이 차례차례 독립하게 되고 싸이더스가 주저앉게 된다. 그 후 싸이더스가 영화, 제작 부분을 CJ엔터테인먼트에게 팔게 되고, 현재의 CJ엔터테인먼트가 된다.

  CJ엔터테인먼트는 엄청난 자본을 바탕으로 블록버스터 영화를 많이 배출하지만 그만큼 블록버스터 영화를 많이 말아먹는다. 망한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7광구(...)나, 한국의 장동건과 일본의 오다기리 조가 나온 마이웨이(;;) 등 제작비 대비 크게 말아먹는 영화들이 자주 보인다. 그러나 HIGH RISK&HIGH RETURN의 전략인지, 역대 가장 흥행한 한국영화 다섯 편 중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영화가 가장 많다. ²


왼쪽부터 <쿵푸팬더>, <드래곤길들이기>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컷왼쪽부터 <쿵푸팬더>, <드래곤길들이기>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컷
왼쪽부터 <쿵푸팬더>, <드래곤길들이기>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컷

  또한, 재밌게도 종종 수익이 안 날 것 같은 영화를 종종 개봉하는데, 이게 의외로 잘 되는 경우가 많아 대작으로 말아먹은 손실을 저예산 영화의 성공들로 메꾼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다. CJ엔터테인먼트의 이런 강점은 특히 애니메이션에서 두각을 보인다. '쿵푸팬더'나 '드래곤 길들이기' 등 인기 많은 애니메이션을 많이 배급했는데, 특히 연휴 같은 성수기에는 아이들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러오는 부모님들을 극장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진짜 개봉관만 많이 잡히면 천만영화 될 기세"다.  ³ 

  CJ엔터테인먼트에 관한 몇몇 썰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감독에 관한 간섭이 엄청 심하다고 한다. 한국의 20세기 폭스라고 불릴 정도. 그리고 다른 제작사로부터 악덕 기업이라고 눈총을 받는다고 한다. 다른 제작사의 작품을 배급할 때는 7:3이나 8:2로 나눈다고 하는데... 실제로 '화려한 휴가'를 제작한 제작사 '기획시대'는 730만 관객이라는 흥행에도 불구하고 약 3억여원의 손해를 보게 되었다고 한다. ⁴

  그러나 스탭들한테는 계약서대로 보수를 잘 주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한국 영화판은 미루기나 떼먹기가 빈번히 일어나, 제때 계약서대로 돈 주는 회사는 CJ를 포함, 몇 없다 한다. 실제로 표준근로계약서를 쓰게된 것도 '국제시장'이 최초다.


왼쪽부터 <군함도>, <리얼>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컷왼쪽부터 <군함도>, <리얼>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컷
왼쪽부터 <군함도>, <리얼>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컷

  좋은 쪽이나 나쁜 쪽이나 말이 많은 CJ엔터테인먼트는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까? 사실 CJ의 기세로만 보면 2018년의 출발이 불안하긴 하다. 16년 하반기 '고산자 : 대동여지도', '봉이 김선달', '아수라'까지 야심차게 투자한 영화의 흥행 부진을 시작, 17년에는 '마스터'와 '공조'로 좋은 출발을 하는 듯 했으나... 대부분의 영화가 망했다 할 정도로 '임금님의 사건수첩',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군함도'(...), '리얼'(;;)이 폭망하면서 '남한산성'과 '침묵'까지 안 좋은 기세를 이었다. 그나마 최근 개봉한 '1987'이 흥행에 성공해 말 그대로 '구사일생'했다. 


  그래도 2018년에는 CJ의 강점인 큰 스케일과 화려한 출연진들이 나오는 영화들이 기대를 모은다. 스크린에서 보기 힘든 배우 장동건이 출연하는 '7년의 밤',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이 나오는 '국가부도의 날'. 마스터 이후 1년만에 주연을 맡은 강동원의 '골든 슬럼버'까지. 화려한 출연 배우들이 이목을 끈다. 


왼쪽부터 <골든슬럼버>, <7년의 밤>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컷왼쪽부터 <골든슬럼버>, <7년의 밤>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컷
왼쪽부터 <골든슬럼버>, <7년의 밤>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컷

  2018년 CJ의 개봉영화들을 보면 소설 원작의 영화가 많이 보이는데 ⁵ 이는 강점인 화려한  영상미를 유지하며 스토리가 검증된 소설들로 각본과 연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CJ의 노림수로 보인다. 또 IPTV와 VOD의 발달로 애니메이션에서 강점을 보이는 CJ가 안방시장에서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럼 마지막으로 저번 쇼박스편과 같이 CJ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일 영화들을 예상해보자. 지금까지 통계로 보면 설경구(CJ엔터테인먼트 50위권 흥행영화 중 5편)와 황정민(CJ엔터테인먼트 50위권 흥행영화 중 5편)이 주연을 맡은 류승완 감독(CJ엔터테인먼트 20위권 흥행영화 중 최다 연출)의 액션(CJ엔터테인먼트 20위권 흥행영화 중 11편) 영화가 나오게 되지 않을까! 해결사와 베테랑의 만남? 그럴 듯하다. 

_글  이은성


¹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 광해, 해운대로 쇼박스와 함께 5개의 천만영화를 배출해냈다.
²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으로 3개. 쇼박스가 괴물로 1개,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아바타로 1개다.
³   현 미소지기
⁴   출처: 이인형 기획시대 대표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지면에 자세한 주소 첨부)
⁵  <골든슬럼버>는 아사카 코타로의 장편소설, <7년의 밤>은 2011년 출간한 정유정의 장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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