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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DRAW] '안나 카레니나'

고전과 신화 그리고 영화 _ 글 김나령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 <안나 카레니나>는 유명한 ‘톨스토이’의 동명 소설로 인해, 많은 관객들에게 그 줄거리를 설명할 필요가 없는 영화다. 원작 소설을 많이 영화화했던 ‘조 라이트’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원작과는 다른 매력으로 ‘안나 카레니나’를 해석하였다. 한 편의 오페라가 펼쳐지는 것과 같은 독특한 세트 촬영과 화려한 로케이션 촬영의 반복이 주는 변주와 아름다움은 영상미를 극대화시킨다. 눈앞에 펼쳐져 있는 스크린 속 공간들이 무대이기도하기 때문에, 관객들은 과장된 조명과 움직임의 생경한 매력을 느끼며 몰입된다. 그렇게 완성되어지는 장면들은 마치 한 편의 그림과 신화 속 상황을 연상시키며 주인공들의 상황을 흥미롭게 표현한다.


오른쪽, 안 루이 지오데 드 루시 트리오종, <엔디미온의 잠>오른쪽, 안 루이 지오데 드 루시 트리오종, <엔디미온의 잠>
오른쪽, 안 루이 지오데 드 루시 트리오종, <엔디미온의 잠>

  화가 ‘안 루이 지오데 드 루시 트리오종¹’의 작품 <엔디미온의 잠>을 살펴보자. 쓰러져 잠에 빠진 남자는 목동 엔디미온이고, 날개가 달린 인물은 달의 여신 셀레네이다. 목동의 아름다움에 반한 셀레네는 목동에게 영원한 젊음과, 죽지 않는 몸을 주었으나 목동은 영원한 잠에 빠졌다는 전설이 있다. 그림 속 과장된 환한 빛은 셀레네의 목동을 향한 사랑이라고 해석된다. 영원한 잠에 빠진 낭만적이면서도 안타까운 아름다움을 그려낸 작품이다. 집착과 같은 사랑이 만들어낸 비극과 이 비극 같은 아름다움을 표현한 장면은 영화 속에도 들어있다. ‘안나 카레니나’와 ‘브론스키’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다. 가정이 있는 안나의 사랑은 치명적일 정도로 아름답지만 결국 브론스키를 침묵하게 만드는 결말을 가져온다. 선명한 빛과 마치 꿈속에 잠긴 듯 보이는 브론스키의 모습은 그림 속 목동을 떠올리게 한다.


오른쪽, 카라바지오, <메두사>오른쪽, 카라바지오, <메두사>
오른쪽, 카라바지오, <메두사>

  브론스키와의 관계에서 아이를 가지게 된 안나는 점점 피폐해져 간다. 남편인 알렉세이가 자신을 용서할지에 대한 두려움과 브론스키를 사랑하는 마음속에서 괴로워하는 안나의 모습은 마치 ‘메두사’를 연상시킨다. 안나의 매력으로 표현되었던 아름다운 곱슬머리는 ‘메두사’의 뱀으로 된 머리카락처럼, 괴기스러운 분위기마저 자아낸다. ‘카라바지오²’의 <메두사> 작품과 비교해 보면, 그녀의 모습은 메두사와 흡사하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포세이돈을 사랑하던 아테나에게 저주를 받아버린 메두사의 비극적인 사랑을 표현한 작품처럼 안나의 모습도 저주받은 사랑에 빠진 여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관객들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이 영화를 즐길 수 있었던 이유는 ‘조 라이트’감독의 새로운 영상 이미지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감상하며 관객들은 극장의 관객석에서 극을 관람하다가, 무대 위에 올라가 함께 춤을 추다 장난감 세계를 구경하는 모습이 되기도 한다. 마치 영화를 보면서도 소설을 읽듯 상상력이 춤추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신화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인물의 감정 상태를 강렬하게 표현하여 익숙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느낌을 주었다. 고전적인 이야기와 신선한 영상의 조화는 즐거운 경험을 선사한다.


¹  프랑스의 화가로 다비드에게 배웠으며 시문 철학에도 조예가 깊은 로맨틱한 기질을 그림에 반영했고 이는 낭만주의 회화의 선구가 되었다.
²  16세기에서 17세기의 전환기에 로마를 중심으로 이탈리아에서 활약한 바로크 회화의 개척자이다.


글_  김나령


영화정보

안나 카레리나
영국/드라마/130min
감독 조 라이트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주드로

Amor _아무 것도 모르면서. 우리들의 영화 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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