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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독립영화 파헤치기

도대체 뭐가 독립이야? : '전체관람가'
"도대체 뭐가 독립이야?
독립영화 파헤치기

"도대체 뭐가 독립이야?" : <전체관람가>


대담자

훈등짝구너  안녕하세요. 독립영화 연속으로 보는 것이 취미인 직장인입니다.
상업영화에 질려서 독립영화를 보기 시작했고 n차 관람을 좋아하고 기회가 될 때마다 각 지역 독립영화제를 보러 다니고 있습니다.

짭지웅  생각 수준이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복어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긍정적인 간섭이란 게 존재할까요?
오늘도 영화를 통해 사람들을 접하며 많은 것들을 배우는 중입니다.

건지빌 308호  영화도 좋고 맥주도 좋습니다. 둘이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요새 초록캔의 값싼 맥주가 나와서 많이 마시고 덩달아 영화도 많이 보네요. 조심스레 간이 걱정돼요...


문학소녀  실제의 삶에 비하면 영화는 어쩌면 사치입니다.
그러나 계속 영화를 보고 사랑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전 사치스러운 사람이니까!



TODAY MOVIE

JTBC <전체관람가>
예능/15세 이상
편성 JTBC 2017.10.15~2017.12.24 (11부작)


문학소녀  독립영화가 사실 우리나라에서 성역화 되어 있지 않아? 본래 가진 능력에 비해서...

짭지웅  능력의 측면에서 사실 독립영화 역시 이미 기존에 있는 문법들을 답습한다고 생각해. 이명세 감동의 단편영화도 이미지에 모든 게 매몰되잖아? 이런 게 독립영화에서도 이런 이미지를 위한 이미지 같은 패턴이 보기 싫어도 보이는 거지.

문학소녀  재작년에 <여름밤>(2016作)이라는 단편영화도 사실 특별한 이미지가 뭐가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정서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독립영화가 메인 스트림에 비해서는 마이너같지만 자기들 영역에서는 주류 감성이 있다고 봐요. 매해 영화들을 봤을 때도 인기 있는 형식이 있는 것 같아요.

복어  독립영화뿐만 아니라 상업영화에서도 보이는 그런 걸 말하는 거지?

문학소녀  응. 그런 것 같아. 상업의 신파감성에 가려져서 독립영화 안에서도 매번 반복되는 정서나 소재들이 등장하는 것 같아.

복어  소재의 고루함...

짭지웅  독립영화제를 다니다 보면 한 눈에 그런 것들이 보이는 거지.

훈등짝구너  그러니까. 영화제에서도 자꾸 소재의 진행방식, 패턴 같은 것에 기시감이 느껴져. 이런 것들이 물론 독립영화에서 주로 다루는 소재인 것도 맞지만 뭔가 자꾸 반복된다면 대체 뭐에 대한 독립이란 거지?

건지빌 308호  그런 것들의 요인이 뭘까?

복어  사실상 이런 독립영화가 성역화된 이유도 단지 힘들게 만들었다는 그런 게 있기도 한 것 같아요.

짭지웅  그보다는 관객들의 태도에 의심이 들어. 가령 왓챠만 봐도 <엘 토포>(1970作), 이런 어려운 영화들에 별 다섯 개를 줘버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사실 배배꼬인 생각 같지만, 정말 그 사람들이 그걸 좋아할까? 자신들의 마이너리즘에 대한 허세가 아닐까 하느 생각이 들긴 해.

복어  나는 감독들 스스로 마이너리즘에 숨는 모습도 있는 것 같아. 스크린은 관객들을 향해 열려 있지 감독들을 향해 열려있는 게 아니잖아? 바람직한 이야기는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방식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것들 아닐까? 그런데 왜 독립영화 감독들도 자신만의 방식(아무도 모르는)으로만을 고집하냐고.

짭지웅  아무 것도 느끼지 않는다면, 그건 아무리 영화적인 것을 담았다고 해도 실패한 영화란 건가?

(침묵...)

건지빌 308호  정리하면 관객들에게 보여지는 영화들이 아닌 자신이 원할 때 원하는 관객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영화감독의 자세가 정말 잘못된 건가? 허세라고만 단정짓지 말고...

훈등짝구너  음, 극장에서 산영한다는 건 흥행에 대한 부담이 있는 건 있잖아요. 하지만 영화제에서 튼다는 건 좀 더 다양한 영화의 화법에 대해서 열려있는 관객들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조금 더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을 이해해줄 거란 기대 정도 아닐까. 허세라고만 하기에는...

건지빌 308호  그래도 조금 더 열정적인 창작자는 자신의 이야기의 가치를 확신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 정말 좋은 영화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전달되니까.

짭지웅  그래도 이제 생각해보니 영화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하지만, 1차적으로는 만드는 이들의 창작물이잖아요. 관객들은 보고 평가를 하겠지만, 창작자 입장에서는 영화의 완성도나 호소력의 기준으로만 보진 않을 거야. 그래서 좀 더 자신의 작품을 이해해줄만한 이들을 원하는 건 당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네...

건지빌 308호  그렇다면 독립영화가 은근히 성역화된 이유가 감독들의 폐쇄적인 창작 태도, 관객들의 지적허세 등등의 문제가 있지만, 사실 그것도 창작물은 창작자의 내적인 동기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나쁠 것 없고, 관객들 역시 자신들의 욕구대로 즐길 뿐이라는 거네?

복어  그래도 난 적어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나 관객들이 자꾸 독립영화의 마이너리즘에 숨는 모습이 보인다고 생각해. 모든 이유를 떠나서 나는 독립영화들에서 아까 연희가 말한 기시감을 느끼거든.

문학소녀  이런 모습을 전체관람가를 예를들어서 얘기해보자. '상업영화 감독들이 만드는 독립 단편영화'라는 영화들을 두고서.



사진 출처 네이버 '싱글리스트' 포스트
사진 출처 네이버 '싱글리스트' 포스트


문학소녀  사실 취지를 잊고 본다면 그냥 상업영화 프리퀄 같아.

짭지웅  나는 거기 영화들 다 별로였어. 너무 뻔하고 감독들도 대부분 본인의 이야기에 별다른 시도를 하지도 않았고. 개인적으로 <숲 속의 아이>(2017作)가 제일 구렸어. 아니 좋은 게 없어. 전체 얼개도 그렇고, 클로즈업 연발도 7080 감성 같았다니까? 뭔가 자신이 '장르 관습을 파괴하자!'라고 의식하고 찍었는데 뭣도 아닌 게 나와버린거지.

복어  그래도 <랄라랜드>(2017作)는 좋지 않았어? 보성이형 캐릭터가 너무 재밌더라고. 다른 네티즌이라든가 그런 사람들의 의견은 어땠어?

<랄라랜드> 이미지 출처 '오마이뉴스'
<랄라랜드> 이미지 출처 '오마이뉴스'


짭지웅  인터넷 커뮤니티의 댓글들을 다 봤는데, 확실히 랄라랜드는 좀 호의적이었는데, 숙 속의 아이는 별로였어! 물론 다른 작품들도 전부 취향 차이겠지만...

문학소녀  <그대 없인 못 살아>(2017作)는 어땠어요? 할 말이 많았을 것 같은데?

훈등짝구너  그건 너무 어려워서 다섯 번을 봤는데... 여전히 이해가 안 가더라.

문학소녀  이미지는 멋지지만, 역시 공허하다는 느낌?

훈등짝구너  그러니까. 왜 이 사람이 남자를 죽였을까, 하는 궁금증이 자꾸 남았어. 어쩌면 감독은 '데이트 폭력'이라는 주제를 전혀 이해하지 못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복어  이명세 감독이 그런 말을 했어. '요즘 영화들이 드라마에 의존을 한다' 그런데 본인의 영화는 그냥 공허한 이미지의 연속 같았어. 자꾸 예로 채플린을 얘기하는데, 채플린의 이미지만큼 드라마가 강력한 영화가 있었나? 본인들이 확실한 드라마를 이미지에 못 담는 핑계를 그렇게 말하는 거라고 생각해서 웃겼어. 그렇게 영화의 본질적인 영화라는 본인의 영화를 보고 난 전혀 아무 것도 못 느끼겠는데? 다른 감독들은 영화보고는 안 울고 메이킹 보고 우는 것 같던데?

문학소녀  나는 <양양>이 별로였어. 무슨 고등학생짜리가 프로랑 직은 영화 같아. 약간 봉만대 감독이 자기 명함 파려고 만든 영화 같아. 나도 드라마 쎈 거 찍을 수 있다! 딱 그 정도.



문학소녀  얼마 전에 황정민이 생일선물이라고 세월호 유가족분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에 대한 출연을 검토한다는 기사가 떴더라고. 생일선물은 상업영화야. 그러니까 사람들이 소재주의냐는 비판을 하더라고.

짭지웅  사실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대체적으로 뻔한 이야기의 패턴들이 있어. 남은 이들은 참을 수 없는 슬픔에 힘겨워하고, 그리고 그 짧은 시간 속에 자가치유에 성공하는!

복어  왜인지 얘기하기가 조심스러운데, 아까 위에서 했던 얘기랑 비슷한데, 사실 <파미르>(2017作)의 메이킹을 봤을 때 영화를 힘들게 찍었어. 그런데 그것만으로 진정성을 얻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엔딩의 먼지가 되어도 사실 감독님이 해소하고 싶은 감정을 풀은 것 밖에 생각이 안 들어. 어디가 유가족을 위한 부분이야? 그 점에 있어서 사실 <파미르>는 내게 좋은 영화는 아니야.

건지빌 308호  만든 이의 다정함은 알겠지만, 그렇게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복어  그렇지.

짭지웅  솔직히 좀 촌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 굳이 남은 이의 아픔을 다룰 때, 너무 격양되어 있어. 마치 관객이 울기 전에 인물들이 늘 먼저 울어버리는 것처럼. 그건 대체 누구의 감정인데? 감독? 유가족?

훈등짝구너  최근에 봤던 독립영화라고 분류된 영화 중에 <고스트 스토리>(2017作)란 영화가 있었잖아. 시간이 안 맞아서 못 보긴 했는데.

문학소녀  그 영화 예산이 1억 2천이래. 물론 배우가 루니 마라고, 케이시 에플랙이지만. 엄연히 그 영화는 한국 예산으로 봐도, 미국 예산으로 봐도 독립 영화라고 부를만해.

건지빌 308호  보통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독립영화들에서 그 정도 금액으로 찍은 영화들이 많아?

문학소녀  많지. 그런데 압도적으로 <고스트 스토리>(2017作)보다 못 만들었다고 생각해. 그 정도 예산의 한국영화들은 뭐랄까 굉장히 가난해보인다고 할까?

건지빌 308호  <고스트 스토리>가 너무 잘 찍은 것 같아. 보면서 '이런 지루함'이라면 감당할 수 있어!란 생각이 들었다니까.


이미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 '이니스트의 영화이야기'
이미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 '이니스트의 영화이야기'


짭지웅  그런 거 보면 <전체 관람가>에서 제작한 영화 다 합치면 3억인데 차라리 <고스트 스토리> 3개 만들지.

복어  그래, 차라리 정말 독립영화를 위했다면 최근 단편영화나 독립영화에서 두각을 보인다는 사람들을 모았을 거라고 생각해. 구색 맞추기 식으로 오멸감독만 앉혀 놓는 것 말고. 정말 대중들에게 독립과 단편의 영화감독들을 소개해주는 게 짱 아니야?

문학소녀  거기에 그 영화들을 영화제에 상영하는 것도 멋질 것 같아. 그러면 그 영화제는 몰라도 그 영화는 알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까?

짭지웅  그리고 진짜 웃긴 거. 대체 오디션은 왜 본 거야? 유인영 나오고, 전도연, 이영애 나오는 게 맞아? 오디션 배우들 주연으로 나온 건 양익준 정도. 그 마저 자신이 배우이기도 하니까 가능한 거지.

건지빌 308호  짧게 얘기를 나눴지만 정리하면 정말 독립영화라는 정체성이 참 애매한 단어인 것 같아요.

복어  그래도 이번 <전체관람가>가 사실 현재 한국 독립영화의 지형과 정체성을 볼 수 있는 표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류 상업영화계의 동정이 규정하는 정체성' 같은...

짭지웅  훨씬 더 쉬운 예를 들면 인터넷 댓글에 그런 말이 있더라구. 거기 나온 영화들 다 합쳐놔도 '문소리 단편 영화 하나만 못 하다'고.

문학소녀  그래도 한독협에 후원금을 보냈다니까... 뭐...


- 끝 -


Amor _아무 것도 모르면서. 우리들의 영화 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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