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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DMZ 다큐 영화제 '박혜미' 프로그래머

글_ 김규민

국내 최대 규모 영화제인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박혜미 프로그래머님과 함께한 서면 인터뷰입니다 :)

국내의 크고 작은 영화제들을 소개하는 한편, 영화제의 입장에서 2017년 한국 다큐산업의 현장을 조명해 봅니다.


DMZ 다큐 영화제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혜미(이하 박)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올해로 9회를 맞은 다큐영화제입니다. 국내에는 다큐멘터리만을 상영하는 영화제가 3월에 열리는 '인디다큐페스티발', 8월에 교육방송과 오프라인 극장을 통해 다큐를 소개하는 EIDF(EBS국제다큐영화제) 그리고 9월에 열리는 DMZ국제다큐영화제가 있습니다.

DMZ국제다큐영화제는 그중 상영 편수 규모에서는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데요. 

'DMZ' 가 보여주는 한국이 처한 특수한 분단의 현실을 좀 더 확장해 평화와 생명, 소통의 주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통해 다큐멘터리 창작자와 관객들이 대화하고 성찰하는 교류의 장을 만들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DMZ국제다큐영화제라고 하면 '북한' 이나 '통일' 을 떠올리시는데요. 평화와 생명, 소통이라는 넓은 주제를 포괄하는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라는 전 세계 공통의 언어인 영화를 상영하고 있지만, 영화제 역시 '축제' 이기 때문에 장소성-특히 국내 관객뿐 아니라 해외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소성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현재까지는 세계 유일의 비무장지대인 'DMZ' 가 갖고 있는 관광 자원(DMZ투어, 캠프그리브스 개막식 등)을 영화제 콘텐츠로 활용하면서, 분단과 통일, 디아스포라 등을 폭넓게 다루는 'DMZ 비전' 섹션 등의 특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해 영화제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발 형식을 포맷으로 하는 시사다큐들이 관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주로 전직 언론인 주도로 기획되는 영화들인데요. 
이러한 경향에 대한 다큐 영화제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다큐멘터리 역시 영화이고, 문화인만큼, 그것이 발 딛고 있는 세계 혹은 사회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 다큐멘터리의 역사는 1988년 김동원 감독의 <상계동 올
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목소리를 갖지 못한 다양한 계층의 민중들의 투쟁 현장에서 그들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액티비즘적 성격이 강한 것 같습니다. <워낭소리>나 <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같이 대중적으로 성공한 다큐들도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주류에서 밀려난, 소외된 현장과 사람들을 가시화하는 독립다큐멘터리의 비중이 크다
고 할 수 있지요.
아무래도 다양한 한국 다큐멘터리를 소개하고, 한국 다큐멘터리의 경향을 소개하는 장이다 보니, 그런 한국 다큐멘터리의 역사와 경향이 프로그램에 반영되어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점차 다양한 주제와 소재, 형식과 스토리텔링의 다큐멘터리들이 나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최근 들어 언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기성 언론인들이 방송이 아닌 극장이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다큐멘터리, 특히 정치적 이슈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선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다큐멘터리를 통해 중요한 사회적 이슈들이 공론화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고, 지속되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언론이 정상화되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내 다큐를 제작 지원하는 입장에서 국내 다큐 영화 산업의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그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필요한가요?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것은 아니지만, 해외 영화제에 다녀보면 다큐멘터리가 다른 장르의 영화에 비해 산업의 기반이 약한 것은 어디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다들 다큐멘터리만 만들어서는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네요^^) 그만큼 다큐멘터리가 '오락' 으로서의 영화적 기능보다는 시사적, 교육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일 텐데요. 그럼에도 해외의 경우 국내에 비해 다큐멘터리를 방송하는 채널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다큐멘터리 관객층 역시 두터운 것 같습니다. 다큐멘터리를 소개하고 향유하는 채널과 관객(시청자)이 있다면, 다큐멘터리 제작과 배급도 좀 더 활성화될 텐데요. 

국내의 경우 다큐멘터리 관객층이 매우 적고, 안정적으로 다큐멘터리를 방송/상영할 수 있는 구조도 미약합니다.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불공정한 방송 제작 환경 등의 문제에서 보듯 방송 제작 구조의 개선이 필요하고, (비단 다큐멘터리에만 제한되지 않는)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 등에 대한 상영 기회 보장 등에 대한 공적 지원 체계 마련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제와 타 영화제 사이에서 다양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나요?


 독립영화 진영의 다양한 단위들, 이를테면 독립영화전용관 및 지역의 상영 커뮤니티와의 협력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인디스페이스 대구의 독립영화전용관인 오오극장에서 DMZ국제다큐영화제 앵콜상영전을 진행한 바 있고요, 지역의 영화제 및 미디어센터 등에서 DMZ국제다큐영화제 상영작을 요청할 경우 보내드리거나 공동주최하는 형태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올해에는 ‘신나는 다큐모임’, 인디스페이스 등과 <페미니즘 시각으로 다큐멘터리 보기>라는 기획전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일반 관객들을 위해 다큐 감상의 주안점들 소개해주신다면?


우리의 '현실'에 발 딛고 있다는 것이 다큐멘터리가 다른 영화와 가장 다른 지점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 '현실'이 반드시 진실, 실재, 객관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나의 현실, 나의 일상과 삶,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일부를 혹은 단면을 담고 있기 때문에,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내 삶,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 나의 경험과의 접점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일은,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요. 좋은 질문을 던지는 다큐멘터리를, 좋은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질문에 대한 답을 언제나 다큐멘터리가 주는 것은 아닙니다. 다큐멘터리는, 어쨌든 가상의 무엇을 창조 혹은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가(혹은 카메라를 든 감독이) 그 현실을 그 시간을 온전히 감당하고 버티어내는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시간을 버티어내는 것" , 그리고 "어떻게 버티어낼 것인가" 라는 점에서 다큐멘터리와 닮아있고, 그런 부분들이 저에게는 매력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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