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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Negative opinion

나비효과 _이은성

Butterfly effect



  사람은 살아가면서 여러 실수를 한다. 그런 실수를 할 때마다 우리는 흔히, 이불을 차면서 그 실수를 후회하고 과거를 되돌리기를 원한다. 시간여행에 관한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봐왔듯 사소한 선택이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나비효과'라 한다.

  류승완 감독이 과거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하고 싶을지는 모르겠지만, 군함도가 류승완 감독뿐에게만 아니라 팬과 관객들 입장에서도 아쉬운 영화라는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올해 7월, 류승완 감독이 기획, 연출, 각본을 맡은 군함도가 여러 크고 작은 논란을 이어왔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이 연출하고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뿐만 아니라, 267억 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군함도는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막상 개봉하자 스크린 점유율 80%라는 스크린 몰아주기 문제를 시작으로 지나친 애국심 마케팅, 역사 고증 오류, 개연성 문제, 식민 사관 문제까지 관객들에게 여러모로 실망감을 주면서, 목표인 800만은 커녕 700만을 넘기기 힘들어 보인다. 

  물론 마케팅과 같은 류승완 감독이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만약 류승완 감독이 과거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면, 군함도가 지금과는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시간 여행 영화에서 흔히 말하는 '분기점'을 통해, 류승완 감독의 선택이 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자. 



<군함도>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군함도>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분기점1. 

류승완 감독이 애초에 <군함도>를 맡지 않았더라면?



분기점1. 류승완 감독의 스타일 고수 VS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


  류승완 감독의 장점은 <짝패>, <베테랑> 등 여러 영화에서 알 수 있듯이, 화려한 액션을 동반한 재미, 즉 최고의 오락성인데, 이번 군함도에서 여지없이 류승완 감독의 오락성이 발휘되었다. 

  단지, 그것이 안 좋은 쪽으로 발휘되었는데, "실제 군함도가 배경인 탈출 블록버스터"라는 평이 대다수이다. 사실, 감독은 역사영화를 만들 때 오락과 주제의식 둘 다 적절히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군함도의 류승완 감독이 오락과 주제의식 사이에서 오락성에 쏠린 케이스다. 결국, 두 마리 토끼를 놓치긴 했지만. 

  류승완 감독이 군함도에서 오락성을 빼고, 차라리 보기 불편할 정도의 참담한 실태를 담백하게 연출했다면, 적어도 주제의식이라는 한 마리 토끼는 잡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새로운 시도를 몇몇 관객과 평로가들은 긍정적인 의미로 '류승완 감독의 새로운 변신'이라고 평할 것이다. 물론 기존 류승완 감독의 팬들은 실망을 쏟아낼 것이고, 오락성이 옅어졌기 때문에 CJ입장에서 손익분기점을 못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역사고증을 100%하는 순간, 다큐가 되기 때문에 지금 시달리고 있는 역사 고증 문제 또한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군함도>에 대해 혹평이 쏟아지는 지금, 류승완 감독이 과거로 돌아간다면 지금과는 다른 시도를 할 것은 분명하다. 




분기점2. 과거로 가 '부족한 개연성'이 드러난 부분을 수정한다면?

 

  많은 영화가 개연성 부분에서 많은 비판을 받지만, 이번 군함도는 다른 문제들과 겹쳐 더욱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유명한 몇 가지만 이야기해 보자면,

  1. 태어나서 처음 총을 잡은 여성이 백발백중.
  2. 유시진 대위의 학살 박무영(송중기)의 비현실적인 전투력.
  3. 상관이 죽었다고 항복하는 일본인들. (체스?)

  인터뷰를 통해 감독과 배우들이 숨겨진 설정들이 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연출에는 그런 설정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개연성이 지적 받는 건 당연하다. 사실 류승완 감독이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런 개연성이 적은 측면들은 수정하는 게 당연하다. 개연성은 오락과 주제의식과 같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강연히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개연성이 나아지면, 곧 영화 자체가 나아질 것이고, 그에 따라 비판이 적어질 것이고, 결국 영화가 더욱 더 흥행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분기점3. '나쁜 일본인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좋은 조선인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안 했다면?


  류승완이 군함도를 연출하면서 '나쁜 일본인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좋은 조선인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는데, 이러한 생각이 결국 식민사관 문제까지 불거지게 했다. 사실 위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실제 역사에서도 한국인을 핍박했던 일본인만 있던 것이 아니었고(가네코 후미코),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던 조선인들만 있던 것이 아니었다.(이완용) 

  그러나 이번 군함도에서는 이 생각들이 지나치다 못해 식민사관 중 하나인 당파성론(한국인들은 늘 분열하여 싸운다)에 동조하는 듯이 보인다. 영화 속에서 황정민을 속여 팔아버린 조선인 경찰, 강제 징용을 황국신민이 되는 거라던 조선인 아줌마. 특히 같은 조선인을 억압하고 일본인을 강간하려던 조선인 노무계. 그리고 같은 조선인을 속이며 팔아먹고 있던 조선인 독립운동가까지. 가장 짜증나고 비열한 악역이 일본인이 아니라 조선인이다. 일본인이 군함도에서 조선인을 부려먹던 모습들은 미화하고, 오히려 조선인들의 악행을 부각해서 보여주니, 더욱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다. 

  물론, 일본인만을 악역으로 두었으면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럴 경우, 흔히 말하는 국뽕영화가 될 수도 있다. 단지 같은 수용자들의 악행을 보여주면서, 이러한 내분을 이용해 수용자들을 관리하는 나치의 교묘한 수법을 보여준 <인생은 아름다워>같이 잘 묘사할 순 없었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군함도>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군함도>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Butterfly effect 


류승완이 군함도를 개봉한 후의 상황은 이렇다. 


군함도 개봉→ 스크린 독과점 문제 발생→ 막상 보니 여러 내용 상 문제 발견→ 독과점 문제까지 합쳐져서 거센 비판→ 류승완 영화협회 사퇴→ 택시운전사 반사이익 


  류승완 감독이 말했던 분기점들에서 다른 선택을 했다면, 한 마디로 이렇게까지 욕을 먹진 않았을 것이다. 여전히, 스크린 독과점 문제로 욕을 먹겠지만, 지나친 애국심마케팅이라고 비판을 받는 건 덜했을 것이다. 실제로 관객들이 일제시대에 관한 영화를 선호하는 성향이 있는 것은 분명하고, 현재까지 명랑이나, 암살도 이런 식으로 마케팅을 해왔다. 이러한 애국적인 요소는 작품성에 따라 국뽕영화로 치부되거나, 시대적 아픔을 담아낸 '명작'으로 갈라진다. 

  만약 류승완 감독이 위 분기점에서 언급된 문제들을 고쳐냈다면 '명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욕을 먹는 영화는 안 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류승완 감독과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등 유명배우들 효과로 천만을 넘으며, 명랑급 영화가 됐을 수도 있다. 영화 외적으로는 류승완이 각종 영화계 협회를 탈퇴하지 않았을 것이고, 아모르 이번 호가 류승완 특집이 아니라 다른 특집이 됐을 것이다.




_글 이은성

Amor _아무 것도 모르면서. 우리들의 영화 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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